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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움의 아픔, 따뜻함으로 치료하는 하나병원

[부산일보] 호기심은 왕성 주의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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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550회 작성일 05-08-09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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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은 왕성 주의력은 엉성 화상환자 30%가 어린이
피부 얇아 어른보다 상처 깊어
2세까지는 전기·가전제품 2~6세 냉·온수기 화상 잦아
심할 땐 타월로 감싸고 병원으로

초등학교 4학년인 경민이는 손가락에 아직도 흉터가 남아 있다. 1학년 때 어른들을 따라 놀러간 집에서 러닝머신 벨트를 만지다 그만 화상을 입었던 것이다. 덕분에(?) 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붕대를 감고 다녀야 했다. 어린이 화상은 이처럼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발생하기 쉽다. 호기심은 왕성한 반면 주의력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화상전문병원인 하나병원 정철수 원장은 "우리나라 전체 화상환자의 3분의 1이 어린이"라며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피부는 내부 장기를 보호하고 면역,체온조절,감각 기능 등을 담당한다. 정상 피부는 얇은 표피(상피)층과 그 아래 두툼한 진피층으로 구분된다.

화상은 뜨거운 것에 의해 피부와 그 아래 장기들이 손상당하는 것. 증세에 따라 크게 1~4도로 나뉜다.

상피만 손상되는 1도 화상은 보통 섭씨 60도 정도의 열에 의해 발생한다. 화상을 입은 부위가 붉어지고 따끔거리며 붓는다.

진피까지 손상되는 2도 화상은 상처부위가 붓고 붉어지며 24시간 이내에 수포가 생긴다. 전문의의 치료가 필요하다. 상피와 진피 표층에 국한된 손상은 얕은 2도 화상으로,진피의 심부까지 파급된 손상은 깊은 2도 화상으로 분류된다.

3도 화상은 진피 아래의 피하지방층까지 파급된 손상을 가리킨다. 4도 화상은 피부 밑의 근육이나 뼈까지 손상을 입은 경우이다.

# 어린이 화상의 특징

어린이는 표피가 성인에 비해 얇기 때문에 성인보다 깊이 화상을 입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체표면적의 15% 이상에 화상을 입으면 중화상으로 간주한다. 어른은 25% 이상일 때 중화상으로 분류한다.

특히 뜨거운 물이나 액체 등에 의한 열탕화상이 많다. 목욕을 할 때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화상범위가 넓어져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연령별로 보면 생후 6개월에서 2세까지는 전기나 압력밥솥에 의한 화상이 많다. 젓가락 같은 쇠붙이를 전기 콘센트에 갖다 대어 화상을 입거나 벽의 콘센트에 혀를 갖다 대어 화상을 입는 경우도 빈발한다.

반면 2~6세의 어린이들은 냉·온수기 화상이 많다. 최근에는 가정이나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에 의한 화상이 급증하는 추세다. 보호자가 방심하는 사이 러닝머신 발판 아래 틈새에 손이나 발이 끼어 화상을 당하는 것. 에스컬레이터로 인한 접촉성 화상도 종종 발생한다.

이 경우 깊은 2도 이상의 화상으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하나병원 정철수 원장은 "나이가 어릴수록,또 화상범위가 넓을수록 사망률이 높다"며 "즉각적인 병원치료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 가정에서의 응급치료

작은 범위의 화상이라면 그냥 흐르는 찬 수돗물에 상처를 적시면 된다. 하지만 넓은 범위의 화상이라면 적시는 물에 의해 체온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깨끗한 천이나 타월로 상처를 감싸고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옷이 살에서 떨어지지 않을 때는 억지로 떼어내지 말고 물을 충분히 적셔 떨어지게 하다. 병원에서는 소독된 생리식염수로 적셔서 떼어낸다.

만일 전신화상이고 옷이 젖어 있다면 체온 유지를 위해 옷을 무리해서라도 벗기고 깨끗한 담요 등으로 덮어 병원으로 간다.

물집이 생겼을 때는 가정에서는 소독하기 어렵기 때문에 터뜨리지 않는 게 좋다. 물집 안에서는 여러 가지 염증매개 물질 등이 들어있기 때문에 병원에서는 터뜨리고 난 뒤 소독치료를 한다.

# 화상의 예방

뜨거운 국과 더운 밥을 먹는 우리의 음식문화는 항상 화상 위험을 노출하고 있다. 날씨가 쌀쌀해질수록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져 화상의 위험도 높아진다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식탁 위에 놓은 국이나 찻잔을 넘어뜨려 화상을 입는 경우가 많은 만큼 뜨거운 음식이나 물건은 아이의 손에 닿지 않도록 한다. 어린아이가 있을 때는 어른들도 커피 등 뜨거운 음료를 마시지 않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가정용 냉·온수기의 온수기에는 온수 차단장치를 달도록 한다.

전기밥솥의 뜨거운 김에 쏘여 화상을 입는 경우도 잦고 겨울철에는 뜨거운 증기를 뿜는 가열식 가습기도 유의해야 한다.

한편 전기콘센트에는 뚜껑을 달거나 콘센트 위치를 아이 손이 닿지 않는 높이로 바꿔 설치하는 등 예방 노력이 필수적이다. 다리미,토스터기,커피메이커 등 열을 이용하는 소형가전제품의 경우도 아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사용한다.

가정용 러닝머신의 경우 작동시 아이들의 접근을 차단하고 발판 부위에 덮개를 설치하는 등 주의한다.

러닝머신 틈새 손 낄 수도 발판 덮개 설치를

가정용으로 보편화하기 시작한 2000년 무렵부터 운동기구에 의한 새로운 형태의 마찰열 화상이 빈발하고 있다. 화상전문병원인 하나병원은 내원한 마찰열 화상 환자들의 화상 깊이는 심부 2도가 40%,3도 화상이 60%로 대부분 수술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나이는 1~5세가 75%였으며 손상 장소는 집이 90%를 차지했다. 러닝머신 구입 후 1~6개월 사이가 가장 위험하다. 손상 원인은 대개 부모 등 보호자의 부주의. 90% 정도가 손을 다쳤다.

전기 콘센트 뚜껑 달거나 높은 곳에 설치

금속성 젓가락을 전기 콘센트에 삽입해서 주로 발생하는 전기화상은 전체 소아 화상의 2~10%를 차지하고 있다. 3세 전후의 아이에게,또 계절적으로는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 겨울철에 많이 발생한다. 심부조직에 손상을 받아 심한 합병증을 야기하며 가벼운 경우는 자연 치유가 되지만 화상부위를 절단해야 하는 경우까지 생길 수 있다. 성장판이 손상된 경우에는 성장장애를 유발하기도 한다.

냉·온수기 열탕화상 주의 온수차단장치 필수

정수기 및 냉·온수기 보급률 증가에 따라 정수기 및 냉·온수기의 뜨거운 온수에 의한 열탕화상의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온수의 온도가 보통 85도에 맞춰져 있는데 이 정도 온도는 1초만 직접 접촉되더라도 충분히 2도 화상을 유발할 수 있다. 7세 미만 소아 열탕화상에서 정수기 및 냉·온수기 화상의 빈도는 약 9% 정도.

한편 미국 워싱턴주에서는 정수기 회사에서 온수 온도를 49도로 낮추어 출하토록 법률을 제정했다. 이 같은 예방대책이 필요하다.

배재정기자 doublej@busa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