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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움의 아픔, 따뜻함으로 치료하는 하나병원

"어머니 돌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한 장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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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310회 작성일 09-11-23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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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정성껏 돌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은 환자분들도 포기하지 마시고 최선을 다해 치료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지난 18일 하나병원 화상외과 이주봉 과장은 흰색 가운 주머니 속에서 꼬깃꼬깃 접은 쪽지 하나를 발견했다. "박현수 드림". 가나다라 실내 실탄사격장 화재로 치료를 받아오다 사망한 고 문민자(66·여)씨의 아들 박현수(37)씨가 이 과장도 모르게 보내온 편지였다.

18일 새벽 어머니의 임종을 기다리던 박씨는 주치의였던 이 과장에게 편지를 썼다. 경황이 없어 인사를 못 드릴 거란 생각에 글로써 감사의 뜻을 전한 것이다. 문씨는 이날 오전 1시와 4시 두 차례 고비를 넘긴 끝에 5시3분께 숨을 거뒀다.

환자의 임종을 지켜보는 건 가족만큼이나 의사에게도 큰 고통이다. 특히 생존율이 낮은 중화상 환자들을 진료하는 화상외과 의사들에게는 그 고통이 더욱 자주 찾아온다.

이주봉 과장은 "박씨의 글이 "어머니는 비록 돌아가셨지만 다른 환자들은 꼭 살려달라"는 "질책"처럼 느껴졌다"면서 박씨에게 미안함을 표했다.

병원 생활 일주일 남짓. 환자와 가족, 의료진들은 어느새 각별한 사이가 됐다. 환자들 중 유일하게 대화가 가능한 카사하라(37)씨는 말이 안 통해 답답했던지 의료진들에게 간단한 일본어를 가르쳐주기도 한다.22일 화상중환자실에 빈 병상이 하나 더 늘었다. 실탄사격장 참사로 중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아오던 나카오(37)씨가 오전 5시20분께 끝내 숨을 거뒀다. 하나병원에서 떠나 보낸 두 번째 환자다.

병상의 온기가 줄어들수록 중환자실 앞 대기실도 한층 썰렁해진다. 일주일 전만 해도 내·외신 기자들과 가족들로 북적였던 곳이다. 지난 19일 신원 확인절차가 끝난 일본인 시신들이 본국으로 운구되면서 외신기자들도 함께 돌아갔다.

현재 중환자실 앞은 임재훈(31)씨 가족들만 남아 있다. 밤에는 형 효준(37)씨 홀로 담요 한 장에 의지한 채 동생 곁을 지킨다.

24시간 중환자실 앞을 지키고 있지만 환자와 가족의 만남은 하루 3차례, 단 몇 분간의 면회가 전부다. 환자는 거즈와 붕대, 가족들은 가운과 마스크 등으로 온몸을 가린 상태다. 눈빛만 주고 받을(받는다고 믿을) 뿐, 얼굴을 확인하는 건 불가능하다.

임씨는 며칠 전 동생의 병상 머리맡에 사진 한 장을 붙여 놓았다. 아들 태양(7)이와 재훈씨가 함께 찍은 사진이다. 임씨는 "동생이 첫 조카라며 태양이를 무척 아꼈다"면서 말문을 잇지 못했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어머니를 정성껏 돌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은 환자분들도 포기하지 마시고 최선을 다해 치료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지난 18일 하나병원 화상외과 이주봉 과장은 흰색 가운 주머니 속에서 꼬깃꼬깃 접은 쪽지 하나를 발견했다. "박현수 드림". 가나다라 실내 실탄사격장 화재로 치료를 받아오다 사망한 고 문민자(66·여)씨의 아들 박현수(37)씨가 이 과장도 모르게 보내온 편지였다.

18일 새벽 어머니의 임종을 기다리던 박씨는 주치의였던 이 과장에게 편지를 썼다. 경황이 없어 인사를 못 드릴 거란 생각에 글로써 감사의 뜻을 전한 것이다. 문씨는 이날 오전 1시와 4시 두 차례 고비를 넘긴 끝에 5시3분께 숨을 거뒀다.

환자의 임종을 지켜보는 건 가족만큼이나 의사에게도 큰 고통이다. 특히 생존율이 낮은 중화상 환자들을 진료하는 화상외과 의사들에게는 그 고통이 더욱 자주 찾아온다.

이주봉 과장은 "박씨의 글이 "어머니는 비록 돌아가셨지만 다른 환자들은 꼭 살려달라"는 "질책"처럼 느껴졌다"면서 박씨에게 미안함을 표했다.

병원 생활 일주일 남짓. 환자와 가족, 의료진들은 어느새 각별한 사이가 됐다. 환자들 중 유일하게 대화가 가능한 카사하라(37)씨는 말이 안 통해 답답했던지 의료진들에게 간단한 일본어를 가르쳐주기도 한다.22일 화상중환자실에 빈 병상이 하나 더 늘었다. 실탄사격장 참사로 중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아오던 나카오(37)씨가 오전 5시20분께 끝내 숨을 거뒀다. 하나병원에서 떠나 보낸 두 번째 환자다.

병상의 온기가 줄어들수록 중환자실 앞 대기실도 한층 썰렁해진다. 일주일 전만 해도 내·외신 기자들과 가족들로 북적였던 곳이다. 지난 19일 신원 확인절차가 끝난 일본인 시신들이 본국으로 운구되면서 외신기자들도 함께 돌아갔다.

현재 중환자실 앞은 임재훈(31)씨 가족들만 남아 있다. 밤에는 형 효준(37)씨 홀로 담요 한 장에 의지한 채 동생 곁을 지킨다.

24시간 중환자실 앞을 지키고 있지만 환자와 가족의 만남은 하루 3차례, 단 몇 분간의 면회가 전부다. 환자는 거즈붕대, 가족들은 가운과 마스크 등으로 온몸을 가린 상태다. 눈빛만 주고 받을(받는다고 믿을) 뿐, 얼굴을 확인하는 건 불가능하다.

임씨는 며칠 전 동생의 병상 머리맡에 사진 한 장을 붙여 놓았다. 아들 태양(7)이와 재훈씨가 함께 찍은 사진이다. 임씨는 "동생이 첫 조카라며 태양이를 무척 아꼈다"면서 말문을 잇지 못했다.

부산일보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2009.11.23일자 보도